대화: 세련된 어법 VS 제한된 어법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자신의 어휘집에서 적절한 단어를 꺼내 사용한다. 임원진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고상한 어휘를, 가족이나 슈퍼마켓에서는 일상어를 그리고 업무를 위해서는 전문 용어를 사용한다. 이때 광범위하고 차별화된 어휘, 분명한 발음, 정확한 표준어와 빠른 속도 등은 일반적으로 유능함과 높은 사회적 지위와 연관지어 생각할 수 있다.
어휘력이 풍부할수록 여러 대화 상대와 다양한 상황 속에서 적합한 언어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 이때 전제가 되는 것은 세련된 어법이다. 이것은 언어 인식에 있어서 중류층이나 상류층의 추상적이고 섬세한 뉘앙스가 담긴 표현 방식이다. 이와 대조가 되는 제한된 어법은 인터넷 채팅, 휴대폰 문자, 대중 잡지, 광고 등에서 거의 모든 국민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세련된 어법과 제한된 어법의 차이는 무엇보다도 단어 선택, 복잡한 문법적 추상성의 정도와 형식의 노련함에서 드러난다. 세련된 어법에서는 상냥하게 “내가 생각하기에 그걸로 모든 중요한 문제가 해결된 것 같아.”라고 표현되는 말이, 제한된 어법으로는 단호하게 “됐어.” 한 마디면 끝난다. 그 효과는 하늘과 땅만큼 다르다. 세련된 어법은 화제를 균형 있고 가치중립적으로 종결지을 수 있지만, 제한된 어법은 좀더 감정적이고 강압적이고 직접적으로 작동한다.
이때 의식적으로 구어체나 직접적인 단어를 선택하면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효과적으로 강조할 수 있다. 세련된 어법에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때로는 짧은 형태의 제한된 어법이 냉정하게 거리를 둔 표준어보다 더 탄력 있고 다채로운 효과를 발휘할 때가 있다. 물론 제한된 어법을 구사할 때는 섬세한 감각이 요구된다. 따라서 이 방법은 아주 특별한 경우에만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것도 세련된 어법을 능숙하게 구사할 수 있을 때나 수준 높은 대화를 할 수 있을 때만 말이다.
출처: 通!하려면 똑똑하게 대화하라 (도리스 메르틴 지음/비즈니스북스)